아버지의 카메라

10월 21, 2009   //   alexken작성   //   인생  //  3 Comments

이야기 하나:

아버지가 첫 월급 타서 산게 바로 Olympus Trip35란 카메라였다. 그래서 나보다 1살 더 많다.
어린시절 우리집 기록은 이놈이 도맡아 해왔다. 어느새 카메라 컬렉션이 취미가 되어버린 내 장식중 중에 하나가 되었을 뿐이다.

이야기 둘:

트위터에도 남겼듯이 Olympus E-P1가 소개되었을때 무지 뽐뿌 받았었다.
지금 5D에 24-70을 붙여쓰고 있는데, 집앞 서울숲이라도 나갈라치면, 한손엔 5D, 또 한손엔 Sony HDV 캠코더를 들고 나간다.
무게도 장난아니고, 번갈아 가며 찍다보면, 내가 뭐하나 싶을 때가 있다. 그래서 E-P1이 나온다고 해서 이참에 기종 변경도 고민했지만, 정작 나왔을때는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.

이야기 셋:

지난달 아빠가 똑딱이 남는거 아무거나 달라고 해서 집에서 놀고 있던 Nikon Coolpix 4500을 내 드렸다.

결국 오늘 그 E-P1을 질렀다.
내가 좀 써보다가 다음 달에 아버지 드릴려고 말이다.
Coolpix 4500으로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며, 솔직히 Canon IXUS 정도가 딱 적당하다고 생각하지만,
아버지의 첫 카메라가 Trip35였기 때문에, 무조건 E-P1이 아버지의 마지막 카메라가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.
그래야 왠지 딱 시매트리의 완성이라 믿기 때문이다.

5D 쓰다 잠깐 써보니, AF가 좀 느리고, 미러 진동으로 인한 “털푸덕”하는 소리대신 “찍”하는 셔터막 소리가 좀 깨지만, 나름대로의 정지화상 + 꽤 쓸만한 동영상.
이만하면 극강의 화질을 추구하지 않는 이상 DSLR+Camcoder 대용으로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된다.

하지만 난 계속 지금 있는거 그냥 쓰련다.